[학위논문] 기록과 기억의 문화정치 : 국가기록 전시의 기호학적 접근

[학위논문] 기록과 기억의 문화정치 : 국가기록 전시의 기호학적 접근

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난 과거의 기억을 현재화하여 문화적 기억으로 생산해내는 것을 필요로 한다. 과거와 현재가 갖는 시간적 격차에 의한 망각의 상황은 흔히 기념일이나 기념 공간 등으로 현재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기록·기념관은 기념관이자 역사박물관이고 기록보존소다. 한국의 통합형 대통령기록관은 기념관은 아니지만 역사박물관이고 기록보존소이다. 한국의 개별형 대통령기념 공간은 기록보존소는 아니지만 기념관이고 역사박물관이다. 각기 반영하는 재현 형식은 다르지만 지나간 권력과 권한이 어떻게 기억되고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와 관련되어 있다.
이에 본 논문은 재현 공간에서 과거를 이해하는데 국가기록, 특히 대통령기록이 조직화 이후 어떻게 활용되고 영향을 미쳐 왔는지 전시 공간 사례 분석을 통해 규명해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전시 텍스트들이 의미생산을 수행하며 어떤 기호들이 강조되고 또는 배제되었는지를 가늠할 기호적 교환과 실천, 그리고 그 문화정치적 효과를 추적해보았다.
기록, 특히 국가가 확보한 기록은 지나간 현재에 대하여 지금의 현재에 설득이 가능한 증거라는 존재론적 특징을 가지며 근원적 객관성에서 연원한 신뢰감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기록이 가진 이러한 엄정함이 만들어내는 침묵의 이미지는 시각적 전시 행위를 통해 구체적 기억의 촉발성을 구현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국가기록이 대통령 기록·기념관에서 기록전시로 과거를 서술하는 몇 가지 주요 구조와 특징을 도출해 내었다.
먼저, 한·미 모두 대통령기록·기념관이란 공간을 통해 전직대통령의 재영토화를 이루었으며 기록전시를 통해 이미지, 기호와 상징의 신화를 재구성하고 있었다. 또한 그 전시 내러티브에 강자가 표현하는 의미와 욕망을 배치하고 있다는 것과 선별된 기억에 따른 텍스트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점이다. 전시 프로그램의 설득력과 신뢰성을 위해 공적 기록을 동원하고 있었는데, 이는 시각적이고 객관성을 담보한 기록에 내재된 강력한 일종의 물신력을 이용하고자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한국의 개별 기록 기념관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기호는 ‘추억’과 ‘희망’이다. 추억이라는 기호들을 공고하게하기 위해 대통령의 도덕적 이미지, 유능한 이미지, 친숙한 이미지를 신화적으로 상징화하여 일종의 감성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희망한다는 것은 현재의 상실감과 고통을 일순간 망각시켜 미래라는 가능 세계의 허구를 유도한다. 그래서 추억과 희망이라는 기호는 과거의 오류에 대한 비판과 실망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감성적이며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 모든 기호들은 이미지로서의 신화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시된 내용이 사실인가 하는 것보다는 믿을만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역사적 맥락을 거세하고 기표로 동원된 사실은 진실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다. 이러한 기호를 통해 대통령과 그 역사적 시·공간은 주로 이미지로 설득하고 상징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과거를 재현하고 기억과 기념의 문화정치 가능성의 장에서 주도권을 가진 것이 자본과 국가였다면, 이제는 새로운 공간, 새로운 유형의 자본을 고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차이를 억압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복수적 차이가 만들어 내는 긍정적 생산성과 그 자극을 수용하는 것에서 모든 가능성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 논문 마지막 장에서는 기록정보를 전시라는 매체로 전환, 제시할 대항적인 체계로 네트워크라는 가상적 공간을 택했다. 특히 디지털 웹은 한정되고 고정된 매체를 시공간 구분 없는 확산과 가상의 세계로 견인한 주요 매체이다.
어떤 진리라도 절대적 관점만 있을 수는 없다. 결국 서로 어긋날 수도 있고 다를 수 있는 다양한 주체가 다양한 접속으로 다시 체계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진리이다. 다층화 된 문화정치적 역동성과 잠재성은 제3공간에서 대중과 일상생활을 통해 가능성을 앞당길 수 있다. 따라서 가능성 영역으로의 지평 확대를 위해 과거 고정된 형태의 공동체문화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 결국 진실보다는 ‘의미’의 문제가, 그리고 절대적 표준이 아닌 삶의 형식에 연결된 내재적인 것에 있다면, 오히려 문화적 실천 가능성은 ‘차이들의 반복’을 통해서 찾아야 할 것이다.


2021-07-11 11:55
기록물ID:
기록물유형:PDF파일
기록생산자:조민지
생산일자:2014-02-28
내용요약:한국외대 대학원 정보·기록관리학과 박사학위논문 (2014.2.)
자료출처: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f6535e472a6fd0d8ffe0bdc3ef48d419
언어:한국어
규모와범위:
장소:
인물:
기관및조직:국립중앙도서관,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도서관,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도서관
키워드:기록전시, 기호, 기호실천, 기록관리, 대통령기록관, 사진기록, 기록 역동성, 과거, 증거, 기억, 이미지, 디지털 전시, 기록매체, 문화정치, 기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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