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기록과의 사회·문화적 상호작용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며 경관을 구성한다. 이때, 경관은 정체성이 있는 경관이다. 경관 거주자와 이용자에 따라 경관 형성이 변화 가능하며, 관련한 집단의 문화적 특성이 표출되고 유지된다. 따라서 경관은 복수로 존재하며 다양한 경관 거주자와 이용자들의 목적과 욕망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또한 경관은 의미를 생산하고 소통하는 기호의 장이다. 경관 거주자와 이용자는 경관 속의 기호를 해석하고 의미를 파악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고 능동적으로 기호를 생산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경관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과 기호 활동을 통해 계속 변화한다. 경관 아카이브는 경관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상호 작용과 언어놀이, 그리고 기호 활동을 통해 구성되며, 이러한 활동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 인간은 경관 아카이브를 통해 경관을 포착하며, 경관 아카이브는 인간의 문화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의 시·공간 공론장이다.
본 논문은 경관 아카이브를 논의하기 위해서 증거로서의 개념에서 흔적으로의 기록의 의미를 개진하였다. 증거로서의 기록은 기록의 개념, 범위, 역할을 축소시킨다. 그러나 흔적으로서의 기록은 망각과 기억을 연계시켜 의미 만들기의 중심에 위치하며 기록의 개념을 확장시킨다. 증거로서의 기록이 강조되면, 물리적 실체로서의 증거성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반면에 흔적으로서의 기록이 논의될 때, 개념적 구성을 통한 기록의 의미와 역할이 확장된다. 인간은 기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의미를 만들고 문화를 구성한다. 이 때, 기록은 흔적으로서의 기록으로 개념적 구성물이다. 따라서 기록관리 행위는 물리적 실체이자 고정불변의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중심에 위치하는 인간에 의해서 망각과 기억의 경계를 오가며 기록의 의미 만들기와 문화 만들기 속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하고자 한다.
5·18 기록의 활용과 관련하여, 본 논문은 인간이 중심이 되는 그레마스의 기호학 이론을 적용하여, 5·18 기록을 기호로 보았다. 본 논문은 경관 아카이브 이용자가 5·18 기록과 다양한 기호 활동과 사회·문화적 상호작용을 하게 되며, 이 때 경관 아카이브는 기억과 미래의 방향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경관 아카이브 개념과 역할은 5·18 기록관이 앞으로 5·18 기록의 수집, 관리, 활용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은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제시하였다. 종래로 아카이브는 기억의 매체가 되는 것을 관리함으로써 기억을 통제하고, 기억을 의미의 세계로 불러들였다. 본 논문은 기록화 되지 않고 망각, 즉, 무의미의 세계로 떨어진 영역을 기억의 세계로 불러들이는 일이 대단히 중요함을 논의하였다. 아카이브에서 수집한 기록은 망각과 무의미의 세계로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기억과 망각의 고리를 연결하는 과정은 의미 만들기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본 논문은 기록의 의미와 사회적 역할을 보존된 기록에 한정하지 않고, 보존된 기록을 기호로 파악하여 망각과 무의미의 세계를 기억과 의미의 세계로 불러들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경관 아카이브는 인간이 중심인 아카이브다. 경관 아카이브는 인간의 인식 영역의 확장을 통해서, 존재하는 기록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기록까지 볼 수 있게 하는, 의미와 무의미,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연결해 나가는, 언제나 개방적이고, 되어가는 아카이브다.
2021-07-11 01:06
기록물ID:
기록물유형:PDF파일
기록생산자:이정연
생산일자:2017-02-28
내용요약:한국외대 대학원 정보·기록학과 박사학위논문 (2017. 2)
자료출처:http://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43147c51d8b13502ffe0bdc3ef48d419
언어:한국어
규모와범위:
장소:
인물:
기관및조직:국립중앙도서관,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도서관,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도서관
키워드:기록학 , 5·18 민주화운동 , 광주 민주화운동 , archive , 5·18 민주화운동기록물 , 5·18 기록관 , 5·18 아카이브